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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통제 어려움, 합병증 불안감이 당뇨 환자의 가장 큰 고통

통증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철저히 짜인 '식사.운동.약물' 규칙을 지키는 것이 고통이다. 당뇨 환자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고 가끔은 운동하는 대신 쉬고 싶다. 하지만 방심하는 순간 혈당 수치는 춤을 추고, 이것이 반복되면 뇌졸중.당뇨발.망막증 같은 다양한 합병증에 노출된다.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미래의 두려움을 떨치고 합병증 예방.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처음부터 공격적인 당뇨 수술로 '완치'를 꿈꿔볼 수도 있다. 대한당뇨병학회(2016)에 따르면 한국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 환자다. 이들 중 대부분은 5년 이상 당뇨를 앓았다. 한 연구결과 당뇨 환자의 삶의 질은 고혈압.골관절염 등을 앓는 기타 만성질환자보다도 20~30% 낮았다. 민병원 김종민 당뇨.대사질환센터장은 "당뇨병은 만성질환 중에서도 육체적.정신적으로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라며 "환자가 호소하는 가장 큰 고통은 자기통제의 어려움과 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말했다. 30세 이상 7명 중 1명은 당뇨 자기통제는 당뇨 환자가 겪는 '현재'의 어려움이다. 3~6개월마다 의사를 만나 약을 처방받고 나면 나머지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달콤한 케이크나 술 한잔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죄책감과 지독한 운동.약물 스케줄에 시달리다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당뇨 합병증은 이들에게 '미래'의 큰 두려움이다. 당뇨 투병 기간이 길수록 췌장 기능이 떨어지고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합병증이 나타난다. 김 센터장은 "평균적으로 당뇨 진단 후 7~8년째부터 합병증이 발생한다"며 "6.5%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7.2%를 넘겨 몇 개월 유지되면 언제든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합병증은 혈관이 작은 순서대로 생긴다. 일반적으로 투병 7년 후 손발 등 말단 신경에 이상이 생기고 10년 후엔 안구 질환, 이후엔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혈당이 높아져 독성 물질을 분비하면 서서히 혈관이 망가지고 10~20년 후엔 뇌졸중.심근경색 위험까지 높아진다. 합병증을 막는 방법은 혈당 관리뿐이다. 당화혈색소를 1%만 낮춰도 혈관 합병증의 위험을 약 35% 줄일 수 있다. 식이 조절은 기본이다. 당뇨 환자의 운동 규칙은 일주일에 150시간으로 2일 이상 쉬면 안 된다. 강도는 둘이 함께 운동하면서 상대와 대화하는 게 숨찰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약물치료 역시 혈당 관리에 필수다. 당뇨 환자 중 약 80%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고, 9%는 인슐린 치료를 함께 한다.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의로 약을 빼먹거나 용량을 늘리는 환자도 있는데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 합병증이 생겼다면 암처럼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연 1~4회 규칙적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받는 것은 기본이다. 이렇게 열심히 관리해도 한계는 있다. 평생 약을 먹어도 당뇨는 완치되지 않는다. 게다가 장기간 혈당 조절에 성공하는 당뇨 환자는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잘 유지하다가도 식사.운동.약물 중 어느 하나에 소홀하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이다. 발병 후 7~8년 지나면 합병증 합병증이 생길수록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고민거리다. 그래서 최근엔 당뇨 완치를 위한 치료법으로 '당뇨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비만 수술'로 알려진 이 수술은 위의 부피를 줄이거나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바꿔준다. 섭취한 음식이 인슐린 분비시스템이 망가진 상부 소장(십이지장)을 건너뛰어 정상 기능을 하는 하부 소장으로 빠르게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수술 후 혈당은 수개월 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당뇨 투병 기간에 따라 시기는 다르지만 약물도 끊을 수 있다.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도 멈춘다. 단, 췌장 기능이 살아 있는 2형 당뇨 환자만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은 비만도(BMI)와 췌장 기능, 합병증, 당뇨 투병 기간, 식도염 유무 등에 따라 맞춤형으로 한다. 김 센터장은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로 혈당을 조절하는 게 어렵다면 처음부터 당뇨 수술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당뇨 진단 후 5년 이내일수록, 비만도가 높을수록 수술 효과가 극대화되며 완치율은 90%가 넘는다"고 말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2018-03-06

"고혈압·당뇨 있으면 안과 정기검진은 필수"

평소에 앨러지 증세가 나타나면 눈이 가렵곤 하던 사람들 중에 앨러지약을 사용해도 별 효과가 없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박선민 안과전문의는 “일단 앨러지약을 사용해도 계속 눈가려움이 가라앉지 않으면 눈 상태가 건조하기 때문일 경우가 흔하다”며 “이럴 때에는 앨러지약이 아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짜 눈물(인조 눈물, eye drop)을 사용하면 훨씬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눈이 편해진다”며 눈 건강에 관한 상식을 알아둘 필요성을 강조했다. 눈의 건강에 관해 들어 보았다. -눈건강 언제부터 챙겨야 하나. "태어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소아과의사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의 눈 상태를 점검한다. 이후 정기적으로 소아과를 찾을 때마다 눈 상태도 항상 살펴보도록 되어 있다. 프리스쿨에 입학하면서부터는 학교에서 아이들의 눈을 더 점검해주고 있는데 부모보다는 클래스에서 교사들이 더 잘 눈의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교사들로부터 리퍼를 받아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오는 케이스가 많다. 성인이 된 다음에는 몸의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40세가 되면 한번 안과를 찾아와 눈 검진을 받아 보라고 한다. 혈압을 비롯해 콜레스테롤 고지방당뇨 등 성인병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만일 담배를 피운다면 앞서 언급한 수치들이 정상이라도 눈 검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지금 40세 이후로 한 번도 눈 검진을 받아보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이상이 없으면 안 와도 되나.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5년 주기로 그래도 안과를 찾는 것이 안전하다. 성인병(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고콜레스테롤)과 흡연자일 때에는 설령 첫 방문시 이상이 없어도 1년 또는 2년마다 정기 안과 검진을 권하는데 이유는 눈 안의 동맥과 정맥에 이상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이다. 혈압이 높으면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 역시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막히거나 심할 경우 터짐으로써 심각한 시신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환자가 뇌로 올라가는 동맥이 막힐 확률과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이 막힐 확률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높은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눈이 더 심각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뇌로 올라가는 동맥은 양쪽으로 두 개이지만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은 하나뿐이어서 일단 막히거나 터지면 다른 동맥을 통해 시신경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안과에서 내과를 잘 다니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과에서 성인병을 잘 다스리면 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들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안과에서 눈의 혈관상태를 보고 심장내과로 리퍼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하겠다. 중년 이후의 성인병과 눈 건강이 그만큼 연관된다는 뜻이다." -눈의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세는 어떠한가. "혈압이 높아질 때 아무런 증세를 못 느끼는 것처럼 눈도 마찬가지이다. 눈으로 들어가는 동맥의 상태가 아주 나빠져서 시신경이 눌려도 통증이 없고 그 부위가 상이 맺히는 부위가 아니면 시력도 별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각을 못 하게 된다. 상태가 더 진행되면 혈관이 터지고 시신경이 망가져 결국에는 시력도 잃고 만다. 이것을 미리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고 대상자에는 흡연자도 해당됨을 아울러 강조하고 싶다." -성인병과 흡연 요소가 없이 자연스러운 눈의 노화라면 어떤 것이 있나. "가까운 물체를 보는 조절능력이 약해진다(흔히 말하는 노안). 이것은 눈의 병이라 할 수 없고 돋보기로 조정하면 된다. 심각한 노화증세는 노인성 망막증이다.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눈 중앙에서 상이 맺히고 이것을 그 부위의 시신경이 감지하여 뇌에 전달하기 때문인데 그 부위의 시신경이 오래 사용하여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는 것이 현저히 줄어들게 됨으로써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노인 실명 원인의 첫째가 노인성 망막증으로 시신경 세포의 재생이 노화로 인해 되지 않아서 생기는 '눈의 노화'로 인한 실명이다. 다음이 위에서 말한 눈의 건조증이다. 20대 피부와 40대의 피부가 다른 것처럼 눈의 건조상태도 나이가 들면서 마르게 된다. 피부가 건조하면 가려우듯이 눈도 간지럽다. 그러나 많은 경우 눈의 건조를 모르고 지낸다. 눈이 자주 가렵고 뻑뻑하고 피로감이 심해지면 이미 건조가 진행된 상태이다. 심하면 자다가도 눈이 뻑뻑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부터 한다. 눈의 건조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가짜 눈물(아이 드롭)로 건조한 상태를 완화시켜 눈이 훨씬 편해진다." -가짜 눈물의 부작용은 없나. "많은 사람은 가짜 눈물을 진짜 눈물로 생각한다. 우리의 눈물은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그대로 만들 수가 없다. 최대한 근사치일 뿐이다. 방법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 사용 횟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 일회용으로 병에 들어있지 않고 한번 꼭지를 따고 사용한 후에 버리게 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병에 들어 있는 아이드롭 제품들은 모두 방부제가 들어 있다. 이런 제품은 하루에 사용을 네 번으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백내장도 노화의 하나인가. 수술은 언제 해야 하나. "투명한 플라스틱과 같은 수정체가 오래 사용해서 뿌옇게 된 것을 새로 바꿔 끼어 준다고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수술시기는 안경을 쓰고도 운전 시력이 나오지 않을 때 하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 즉 백내장이 왔다고 해도 시력이 큰 불편함이 없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요즘 안과 쪽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블루 라이트(blue light)이다. 자외선에 가깝기 때문에 눈에 오래 쏘이면 안 좋다. 그래서 스마트 폰 컴퓨터 TV를 제한하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래서 방법의 하나가 블루 라이트를 차단하는 블루 블록커(blue blocker)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이다. 스마트 폰에 블루 블로커를 장치해 놓으면 훨씬 눈의 피로감이 줄어듦을 느낄 수 있다." -눈 건강에 도움되는 음식이 있나. "시중의 많이 나와 있는 눈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비타민을 포함한 특정 음식들 중에는 효능성이 증명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비타민 A 결핍으로 생기는 야맹증이 현대인들에겐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식생활이 풍부해졌다는 얘기이다. 등 푸른 생선과 색이 진한(푸른색붉은색 노란색 등) 야채 섭취를 매일 꾸준히 하면 따로 눈에 좋다는 제품들을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눈을 좋게 해주는 특정한 눈 운동 역시 큰 효과는 없다(오른쪽 왼쪽으로 몇 번씩 쳐다보는 동작 등등)." 김인순 객원기자

2018-02-20

빨리빨리 먹으면 당뇨병·지방간, 느릿느릿 걸으면 동맥경화 초래

생활습관 속도는 건강 척도 건강은 습관이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라도 '속도'에 따라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식사 속도가 빠르면 나도 모르게 식사량이 늘어 뚱뚱해지기 쉽다. 나잇살이라고 치부하는 체중도 요주의 대상이다. 살찌는 속도가 빠르면 혈관을 보호하는 내피세포가 방어할 틈도 없이 공격을 받는다. 서서히 살이 찔 때보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다. 보행속도는 혈관 탄력성과 관련이 있다. 느리게 걸으면 온몸의 혈관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좁아진다.건강 수명에도 차이를 보인다. 내 몸을 지키는 속도에 대해 알아봤다. 일반적으로 속도는 시간을 얼마나 집중·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숨은 비결이다. 온몸 곳곳에 뻗은 혈관에 미치는 파급력을 극대화한다. 단순히 빠르고 느린 것일 뿐이라고 간과하다 혈관 노화를 재촉할 수 있다. 남과 비슷하게 생활하는데도 건강관리 지표에 차이를 보인다면 생활 속 건강 속도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Check Point 1 허겁지겁 식사하면 과식 불러 일상생활에서 고려해야 할 속도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식사 속도다. 한국인은 흡입하듯 빠르게 밥을 먹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빨리 먹는 습관은 덜 씹고 삼키기 때문에 인체의 소화·흡수·대사에 영향을 준다"며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관·간·췌장의 기능을 서서히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또 급하게 밥을 먹으면 뇌에서 '배가 부르다'는 포만감을 인지하지 못해 과식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은 식사를 시작하고 15분 후부터 나온다.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8771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건강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식사 속도가 빠를수록 섭취하는 칼로리가 늘어나 체질량 지수가 증가하고 혈관 벽에 쌓이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졌다. 이는 혈관에 문제를 유발한다. 5분 이내에 식사를 끝낸 그룹은 15분 이상 식사를 한 그룹보다 고지혈증 위험이 1.8배, 비만은 3배, 당뇨병 위험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Check Point 2 빠르게 걷기는 건강 수명 늘려 둘째는 보행속도다. 걷기는 심장에서 다리로 내려온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퍼 올리는 역할을 한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느릿느릿 걸으면 동맥 경직도가 높아져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인간은 혈관과 함께 늙는다"며 "평소보다 빠르게 걸으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산화질소 생산량이 늘어나 혈관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제세영 교수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보행에 문제가 있는 편마비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보행속도와 동맥 경직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보행속도가 빠른 그룹은 느린 그룹에 비해 동맥 경직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게 걷기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도 기여한다. 지난해 발표된 학술지 '영양·건강과 노화'에는 나이가 들어서도 빠른 보행속도를 유지한 사람이 더 오래 살았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보행속도에 따라 암 예방 효과나 인지 기능 유지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김병성 교수는 "보행속도가 빠르면 엉덩이·허벅지의 하체 근력을 효과적으로 자극해 심폐 기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Check Point 3 정시 취침·기상은 숙면 이끌어 셋째로 깊은 잠에 빠지는 속도도 중요하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깊은 잠을 충분히 잤느냐에 따라 수면의 질이 달라진다. 잠의 깊이는 잠에 들기 시작한 직후에 가장 깊다. 아침이 다가올수록 얕고 짧아지는 주기를 보인다. 아침이 다가올수록 얕은 잠이 길어지는 셈이다.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수면 직후 90분까지인 첫 번째 깊은 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수면 시간 중 가장 빠르게 깊은 잠에 들어가는 단계다. 이때 잠을 설치면 수면 생체리듬 주기가 흐트러져 밤새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는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린다. 또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량이 늘어 비만·당뇨병·고혈압 같은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첫 번째 깊은 잠이 수면의 질을 높여 심혈관 건강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깊은 잠을 자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 이를 지키기 힘들다면 잠을 자고 싶을 때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졸릴 때 잠을 자면 빠르게 깊은 잠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다. Check Point 4 체중 빨리 늘수록 혈관 더 상해 넷째는 조금만 먹어도 쉽게 찌는 체질이다. 체중이 불어나는 속도가 빠를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성도 높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살이 빨리 찌면 몸이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가 구축되기 전에 혈관 내피세포가 공격당한다"고 말했다. 현재 똑같이 뚱뚱한 상태라도 지금의 체중에 도달한 기간이 짧다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의학저널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2014)'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체중 증가 속도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몸무게가 1년에 평균 1.3㎏씩 증가한 그룹은 관상동맥이 절반 이상 좁아진 사람의 비율이 14.4%였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0.15㎏씩 늘어 체중 증가 속도가 느린 그룹은 이 비율이 9.5%에 그쳤다. 같은 조건에서 두 개 이상의 심장 혈관을 침범한 경우도 각각 10.2%, 4.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임수 교수는 "체중 증가량이 같더라도 속도가 빠르면 혈관 손상이 두 배 가까이 높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2018-02-13

구강청결제, 당뇨병 위험 높여…유해균과 유익균 모두에 작용

구강청결제 사용이 2형(성인)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카우무디 조시푸라 역학 교수 연구팀이 과체중 남녀 1206명(40~65세)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진행한 조사 결과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혈당이 급상승하는 당뇨 전 단계에 이르게 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23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 단계 진단을 받은 사람은 17%였다. 그러나 구강청결제를 하루 한 번 사용하는 사람은 20%, 아침과 저녁 두 번 사용하는 사람은 30%로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강청결제가 치석과 구취를 유발하는 구강 내 유해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비만, 당뇨병을 억제하는 유익균도 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설명했다. 따라서 구강청결제 사용은 하루 한 번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강조했다. 구강 내 유익균은 특히 체내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의 생성을 돕는다. 산화질소는 체내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도록 도와주고 인슐린 분비와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조시푸라 교수는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산화질소학회(Nitric Oxide Society) 학술지 '산화질소(Nitric Oxide)' 최신호에 실렸다.

2017-11-29

발에 난 작은 상처라도 당뇨 환자는 병원서 드레싱하세요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는 환자의 발에 생기는 궤양 등의 상처를 말한다. 방치하면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할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감각이 무뎌진 당뇨 환자는 발에 난 작은 상처를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집에서 혼자 소독하며 치료하려다 병을 더 키우는 사례도 많다. 날씨가 건조하고 활동이 많은 가을철 더욱 조심해야 할 당뇨발의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모(68)씨는 지난해 가을 산행 중 발에 물집이 생겼지만 이를 방치했다가 결국 발의 피부 일부가 괴사했다. 몇 달간 입원과 통원을 반복하며 힘들게 치료를 받은 그는 올가을 무리한 등산을 자제하기로 했다. 당뇨 환자 4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경험한다. 발에 난 작은 상처를 방치해 조직이 죽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상처가 감염되고 혈액순환 장애가 계속되면 발의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당뇨 환자의 발에 궤양이 생기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라는 보고도 있다. 이는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보다 낮은 수치다. 당뇨 환자가 단순한 발의 상처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되는 이유다. 궤양 생기면 5년 생존율 50% 이하 당뇨발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당뇨 환자는 발가락 등 하지의 작은 혈관이 막히기 쉽다. 피가 통하지 않으니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노폐물 배출이 어려워 해당 부위에 궤양이 쉽게 생긴다. 둘째, 당뇨를 앓는 환자는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무딘 편이다. 발에 상처가 나도 계속 활동해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셋째, 당뇨 환자는 피부 저항력이 떨어져 있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쉽게 상처가 난다. 한양대 구리병원 성형외과 최승석 교수는 "전체 당뇨발 환자의 10~40%가 궤양으로 다리 일부를 절단한다"며 "잘라내도 여전히 환자의 하지 혈관이 막혀 있거나 감각이 저하돼 있어 재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뇨발 치료의 목표는 궤양을 예방하고 궤양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치료해 감염을 막는 것이다. 감염됐더라도 하지 절단을 피하거나 절단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괴사한 조직을 잘라 내거나 상처.궤양에 대해 압력을 줄이는 감압술 등으로 치료한다. 감염이 있으면 항생제 치료도 함께 한다. 모든 당뇨발의 상처 치료는 드레싱이 기본이다. 드레싱은 상처 부위를 소독한 후 붕대.밴드 모양의 의료용 제품으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드레싱 제품의 역할은 고름 등을 흡수하고 상처 안으로 균이 침투하는 것을 막으면서 상처 분비물(삼출물)에서 나온 세포재생 인자를 머금어 빠르게 치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일반 수술로 생긴 창상과 비교했을 때 당뇨발 환자의 상처는 훨씬 복잡하다"며 "당뇨발의 경우 삼출물이 많고 괴사 조직과 궤양, 혈액순환 장애, 신경 문제 등이 복합돼 있어 드레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당뇨발 드레싱 치료에 솜이나 거즈를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수분을 함유한 '습윤 드레싱'을 주로 사용한다. 촉촉함을 유지하는 게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고 뗄 때도 통증이 적기 때문이다. 습윤 드레싱은 종류가 다양해 상처의 형태와 상태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폼 드레싱을 사용한다. 흡수력이 좋고 통풍이 잘 돼 적절한 습윤 환경을 만들어 준다. 상처에서 나온 분비물이 지나치게 많을 때는 하이드로파이버 드레싱을, 죽은 조직을 살짝 녹여야 할 때는 화상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을 사용한다. 상처 감염 땐 은 들어 있는 드레싱 상처 부위에 감염이 생겼을 땐 항균 작용을 하는 '은(銀)'이 함유된 드레싱을 사용해 균이 증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은은 상처 부위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상처 치유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을 함유한 드레싱은 상처의 기저부에 미세 윤곽을 형성해 박테리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최소화한다. 피부와 직접 접촉하면 지속적으로 항균 작용을 한다. 은 함유 드레싱은 다양한 습윤 드레싱에 은 성분을 추가한 형태를 말한다. 이렇게 당뇨발 치료에서 드레싱이 중요하지만 많은 환자가 '간단한 소독'쯤으로 여기고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 교수는 "많은 당뇨 환자가 당뇨발의 심각성을 잘 몰라 혼자 치료하다가 하지 절단 직전까지 가기도 한다"며 "매일 자신의 발을 잘 살펴보고 조그만 상처라도 생겼다면 전문가에게 드레싱을 맡겨 더 큰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20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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